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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태혁(프리랜서)/사진: 김정일
GMV, 1994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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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V

언제부터인지 우리 가요계에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잘 알다시피 언더그라운드 가수란 방송 출연이나 매스컴의 도움 없이 주로 대학가나 소극장 등을 중심으로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색깔 있는 음악 활동을 하는 가수들을 말한다.

그러나 국내 가요계 현실상 방송에서 잘 불러주지 않는 무명 가수들이 자신을 일컬어, 또는 음악계 관계자들이 듣기 좋게, 부르기 좋게 '언더그라운드 가수'라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 활동을 하다가도 조금만 인기가 있거나 방송에서 불러주기만 하면 조르르 달려가 오픈 가수가 되는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모든 가수가 그런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인기 가수가 되는 것보다 음반 한 장에 최선을 다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의 반응을 기다리는 가수들도 있다. 그 중의 한 사림이 노래하는 시인 조동진의 친동생인 조동익(35)이다.

작자, 작곡, 편곡은 물론 노래까지 한 가지의 소홀함도 없이 음악 생활을 해온 그는 이미 가요계에서는 재주꾼으로 통해왔다.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충분한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대중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다. 가끔 한 장씩 내는 음반과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하거나 편곡한 다른 가수들의 음반을 통해서만 그의 음악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이 고작. 이처럼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만능 음악 재주꾼인 조동익이 노래 반 연주 반의 음반을 내놓았다.

"예전에 ‘어떤날’이라는 음반을 같이 내놓았던 이병우와 그동안 함께 노래했던 것을 정리해서 내놓은 음반이에요. 별로 내세울 것은 없지만 그나마 특이한 것이 있다면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 곡이 없다는 것이죠. 음반을 내놓았다는 기쁨보다는 팬들에게서 어떤 반응이 올지 걱정이 먼저 앞서요. 성격적으로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해서 전혀 PR도 못할 것 같아요. 그러나 음반을 어떤 식으로 홍보하느냐 보다는 어떤 내용의 곡들로 채웠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저 음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 가지 만족적인 음반을 내놓았다고 생각해 주세요."

이 앨범에는 버클리 음대 출신의 재즈 피아노의 귀재 김광민, 이승환의 백 밴드팀인 ‘Always'의 세션을 하던 박용준, 기타의 이병우, 드럼의 김형석 등이 참여했다. 초호화급! 베이스는 자신이 직접 맡았다. 또 여덟 곡을 담고 있는 이번 음반은 자신이 전곡을 작사, 작곡, 편곡한 것은 물론 재킷 사진까지도 직접 찍었다.

솔로 앨범에 이어 동요, 동화 앨범도 내놓을 예정
"저의 음악에 관한 모든 것은 형님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국민학교 때부터 당시로는 듣기 힘든 음악인 재즈 음악을 들을 수 있었고, 악기도 다양하게 만져볼 수 있었어요. 이 때부터 막연하나마 음악인으로서의 삶을 꿈꾸었던 것 같아요. 형님처럼 멋진 음악을 하면서 성공하고 싶었어요. 남들처럼 집안에서 심하게 반대를 하는 그런 일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형처럼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하니까 그 때부터 저한테 관심을 보이면서 이것저것 가르쳐 주었어요. 그렇다고 책을 본다거나 음악에 대해서 연구를 하지는 않았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책을 보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지요. 거의 형님을 졸졸 따라 다니면서 어깨 너머로 음악을 배웠고, 잘 모르는 부분은 계속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스스로 터득한 부분이 많아요. 한마디로 말하면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상태에서 음악을 한 셈입니다."

사실 조동익은 가수보다는 작사, 작곡자, 아니 편곡자로서 더 유명하다. 특히 편곡자로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때 언더그라운드 가수들 사이에는 조동익이 편곡을 해야만 히트를 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덕규의 3집을 편곡하기 시작하면서 음악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에도 여행 스케치, 박학기, 이승환, 장필순, 최성원 조하문, 한도준 등의 음반에 작사, 작곡 또는 편곡자로 참여했다.

"저는 공부는 안 했지만 음악은 누구보다도 많이 들었어요. 덕분에 고집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남의 음악을 베끼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의 음악적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의 것을 베끼는 것은 도둑질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음악적으로 감이 잘 안 떠오를 때는 남의 음악을 듣고 새로운 감을 떠올리곤 합니다."

음악적 지기인 이병우와는 친구의 소개로 만나 지금까지 음악 생활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취향도 비슷하고 음악성도 비슷해 아직까지 함께 음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기회를 만들어 동요, 동화 앨범도 내놓을 생각이란다. "솔직히 말해서 노래는 자신도 없고 실력도 많이 딸리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노래보다는 편곡에 더 관심이 있어요. 가수보다는 편곡자로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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