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포토뮤직, 1994
어떤날엔 {조동익} 2007/07/26 19:12 |글: 고수경 기자 (포토뮤직)
‘Pink Floyd’의 David Gilmour 영향 받으며, 음악인 꿈 키워
11월 14일 저녁 7시. 논현동에 위치한 지하 2층 ‘하나음악’ 연습실엔 하나, 둘 낯익은 얼굴들이 모여 들었다. 15일부터 ‘학전 소극장’에서 열린 장필순 콘서트 반주를 맡아준 김영석(D), 박용준(K), 고찬용(G), 권혁진(G), 조동익(B) 등 일명 ‘조동익 밴드, 조동익 사단’들이었다. 대충의 음을 잡아주고 나온 대부(?) 조동익은 청바지에 티셔츠, 청재킷을 걸쳐 입은 모습으로 많은 젊은이들 틈에서도 결코 남부럽지(?) 않아 보였다. 그만큼 뮤지션으로서 젊은 감각을 지녔기 때문이 아닐는지.
60년 서울 출생. 아버지는 영화감독을 하시던 조긍하 감독, 형은 노래하는 시인 조동진. 아버진 바이올린을 연주할 줄 아셨고… 그에겐 어린 시절부터 늘 음악이 따라 다녔다. ‘자연스럽게’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만큼 그는 음악의 길로 접어들었다. 둘이나 되는 형이 모아둔 앨범을 듣고, 기타를 튕기며 스스로 터득한 것이 많았던 시절.
고등학교 때 그는 팝 뮤직계에 등장한 최초의 언더그라운드 그룹이자 초현실주의적이고 신비감마저 감도는 가사 때문에 최초의 영국 ‘사이키델릭 밴드’로 불린 ‘Pink Floyd’ 음악에 심취하게 된다. 특히 Syd Barett 탈퇴 후 영입된 David Gilmour의 기타 플레이는 그를 매료 시키기에 충분했고, 막연했던 음악인으로서의 삶을 구체적으로 꿈꾸게 만들었다.
보통 한번씩은 거쳤을 법한 ‘스쿨 밴드’도 그와는 거리가 멀었다. 주로 형 어깨 너머로 음악을 배웠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실패를 거듭하며 전적으로 혼자만의 음악을 즐겼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형편상 대입을 포기한 그는 ‘82년 최성원의 「우리 노래 전시회」에 연주와 노래로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프로계에 입문하게 된다.
그가 밝히는 ‘베이스 연주記’ 또한 흥미롭다. ‘85년 음악적 취향이 맞아 절친한 이병우와 ‘어떤날’이란 이름으로 앨범을 낼 당시, 이병우가 워낙 기타 연주를 잘 해서 본인은 다른 쪽으로 방향을 돌렸는데, 그때 택한 것이 바로 베이스였다고.
“베이스는 멜로디 악기라고도, 리듬 악기라고도 할 수 있죠. 저음이 매력적이구요. 주어진 곡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해요. 무척 추상적인 표현이겠지만 연주할 때 마음을 불어넣으려는 자세가 중요한데… 이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겠네요.” 그는 베이스 세션을 많이 한 편은 아니다. 주로 본인이 작곡, 편곡한 곡을 직접 연주해주는 정도랄까.
감동적인 가사, 자연스런 연주가 좋은 ‘포크’ 추구
사실 조동익은 베이시스트, 작사/작곡자로보다는 편곡자로서 더 유명하다. 특히 편곡자로서 조동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그 실력을 인정 받고 있는 중이다. ‘85년 ‘가시나무’가 수록된 하덕규 3집 앨범을 편곡하면서부터 현재까지 박학기, 김광석, 안치환, 장필순, 조규찬, 최성원, 한동준, The Classic, Toy 등의 앨범을 작업해 왔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리죠. 책 보는 걸 별로 안 좋아 했거든요. 제 스스로를 볼 때는 편곡을 잘 하는 것 같진 않아요. 그저 곡의 분위기와 맛을 내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뿐입니다.” 조동익은 이렇게 음악 활동을 해왔다.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 편곡한 다른 가수들의 음반을 통해서만 그의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그런 그가 드디어 최근 독집 앨범을 내놓았다. 「憧憬」이란 타이틀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의 앨범에선 ‘인간미’가 물씬 풍겨 나온다. ‘정릉 배밭골’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돌아가신 어머님에 대한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으로 노래 반, 연주 반의 형식을 띠고 있다. 「憧憬」엔 버클리 음대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The Classic의 박용준이 건반을, 이병우가 기타를, 김영석이 드럼, 본인이 베이스를 맡아 안정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앨범 모두 석 장을 냈어요. 그 중 이병우랑 함께 한 「어떤날 1집」에 가장 애착이 가네요. 제가 여태껏 음악을 해오면서 병우랑 가졌던 시간이 가장 좋았거든요. 이번 독집 앨범은 그저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자기만족적인 음반을 냈다고 보시면 돼요.”
그는 내년쯤 함께 작업하면서 공공연히 ‘조동익 밴드’ –공식 명칭이 아님을 밝힌다-라 불리는 박용준, 김영석, 함춘호, 권혁진, 고찬용 등과 연주 앨범을 낼 계획을 갖고 있다. 스튜디오 세션이나 편곡할 때 한 팀이 되곤 했던 이들과 가장 마음이 잘 맞아 계획한 일인데, 공연도 하고 싶다고.
음악인 조동익. 그가 추구하는 음악은 '포크'이다. 감동을 전하는 가사가 그렇고,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주가 좋아서.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충분한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서지 않고, 조용히 무던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그의 모습이 무척이나 미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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